최영희 시인의 방 355

나의 임은

나의 임은 -코로나19의 세상에서- 최영희 나의 임은 어디에 계신가. 내 삶의 절대적 스승이신 나의 임은 어디신가. 옳고 바르게만 살라시던 임은 지금 어디신가, 하늘과 땅이 공허하고, 불러보고 불러봐도 대답이 없으시다. 아-, 세상이여! 나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가, 밝은 날, 따습던 해님도 밤하늘, 정겹던 달님도 별님도 할 말이 없으신가, 묵묵부답 표정이 없으시다. 아- 존경하옵는 나의 임이시여! 믿고 따르던 진리의 세상은 어디에 있습니까 어디로 흩어졌습니까. //202012.5

별빛이 내려앉는 곳

별빛이 내려앉는 곳 / 최영희 아-, 아름다운 곳 여기쯤이,(칠십이 넘어 머무는) 이 아름다운 세상에서의 내 마지막 머무는 곳이지 싶다 동화책에서나 보았음직한 광경 여기서 만난다 서산마루 노을과 함께 해가 지면 깜박깜박 하늘의 별들 아파트 16층 아래로 약속이나 한 듯 모이기 시작한다 어둠 속 동동 할 이야기도 많은가 보다 날마다 날마다 들리는 듯 들리는 듯 별들의 이야기,,, 함께하는 이 아름다운 광경 내게 주어진 마지막 축복이지 싶다. //2020.1.16

나는, 바람과 함께 세상을 걸었다

나는, 바람과 함께 세상을 걸었다 최영희 그 아름답던 순간순간 둘러보고 둘러봐도 그림자조차 없다 어디에도 없다 70여 년의 세월 바람처럼 스쳐 지나고 추억은 마른 나뭇잎처럼 한 잎 한 잎 떨어져 가는데 가슴에 남은 이 따뜻함은 무엇인가 밤이면 별과 달을 노래하고 새벽에 마주하는 환한 얼굴의 태양이 좋았다 세상이 내게 주는 사랑이었다 아-. 나는 어느 세상 무엇으로 있다 세상에 와 날마다 하늘을 보고 별을 보고 길 따라 피어난 꽃을 보며 행복에 겨워 세상을 걸었을까 바람과 함께,,, 이렇게 가고 가면 다시는 오지 못할 세상에서의 삶! 돌아보면 아름다웠다 아-, 슬프도록 아름다웠다. //2019.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