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희 시인의 방 357

겨울로 가는 길

겨울로 가는 길 詩;최영희 수북이 낙엽으로 쌓인 숲길을 따라 성근 가지로 선 나무들 난 지금 사랑하는 마음으로 이 길을 가고 있다 어느 詩낭송회장에서 노(老)시인이 불던 오카리나의 맑은 음색, 그리고 푸른 날 새들이 살아 낸 전설 같은 이야기가 수런수런 들리는 빈 숲길 내게 주어진 고적한 이 시간이여! 나는 무엇을 그토록 사랑 했을까 무엇을 그토록 목 말라 했을까 귓결에 들리는 어미를 쫓아 이 길을 떠났을 산새소리 길가에 선 저 감나무도 아직은 곰 익은 감하나 떨구지 못하고 있구나 겨울로 가는 길목. - 2008.4. 18 발행 시집[또 하나의 섬이 된다]中-

나의 임은

나의 임은 -코로나19의 세상에서- 최영희 나의 임은 어디에 계신가. 내 삶의 절대적 스승이신 나의 임은 어디신가. 옳고 바르게만 살라시던 임은 지금 어디신가, 하늘과 땅이 공허하고, 불러보고 불러봐도 대답이 없으시다. 아-, 세상이여! 나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가, 밝은 날, 따습던 해님도 밤하늘, 정겹던 달님도 별님도 할 말이 없으신가, 묵묵부답 표정이 없으시다. 아- 존경하옵는 나의 임이시여! 믿고 따르던 진리의 세상은 어디에 있습니까 어디로 흩어졌습니까. //202012.5

별빛이 내려앉는 곳

별빛이 내려앉는 곳 / 최영희 아-, 아름다운 곳 여기쯤이,(칠십이 넘어 머무는) 이 아름다운 세상에서의 내 마지막 머무는 곳이지 싶다 동화책에서나 보았음직한 광경 여기서 만난다 서산마루 노을과 함께 해가 지면 깜박깜박 하늘의 별들 아파트 16층 아래로 약속이나 한 듯 모이기 시작한다 어둠 속 동동 할 이야기도 많은가 보다 날마다 날마다 들리는 듯 들리는 듯 별들의 이야기,,, 함께하는 이 아름다운 광경 내게 주어진 마지막 축복이지 싶다. //2020.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