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희 詩人 시집 작품 6

제5시집 수록 작품

시인의 말 4집을 내고 6년 만이다. 코로나19의 사회적 현상으로 인해 작품을 정리하고 시간만 보내다, 출판의 결심을 한다. 작품을 다시 정리하면서 보아도, 그동안 나의 詩적 性向에 크게 벗어나지를 못함을 스스로 느끼게 된다. 이는 나의 시적 성향이려니 스스로를 위로하며 그간의 각 문학지, 등에 실린 작품 등, 부족하지만 그간의 작품을 모아 5집으로 묶어 내고자 한다. 2004년 등단 후 여기까지 오면서 지금은 하늘나라에 계시지만 존경하는 황금찬 선생님, 그리고 지금도 늘 사랑으로 이끌어 주 시는 홍금자 선생님, 두 분 스승님의 제자로서 그, 가르침과 사 랑에 누가 되지 않는 제자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오늘도 글 쓰기에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 부족한 글이지만 한 편 한 편의 詩가 함께하는 독자님들께 ..

제4시집[오래된 것에 대하여]

1, “가만히 있으라” -2014년 4월 세월호 참사- 최영희 우리 착한 아이들은 어른들의 말을 잘 들었습니다 “가만히 있으라”라는 어른들의 말에 가만히 잘 있었습니다 배는 가라앉고, 어찌 된 일일까요 숨은 막혀오는데 탈출하라는 말은 들리지 않습니다 하루가 가고 이틀이 지나고 며칠이 지나도 “탈출하라”라는 말은 들리지 않았습니다 아이들은, 우리 착한 아이들은 기다리고 기다리다 지쳐 잠들고 말았습니다 엄마가, 아빠가 불러도 불러도 대답이 없습니다 배는 가라앉고, 부푼 제주로의 수학여행 세월호, 이 배는 언제쯤 다시 출발하나요 교감 선생님과 우리 아이들을 사랑하고 사랑한 선생님들 불러도 불러도 대답이 없습니다 아- 진도의 무심한 침묵의 바다여! 하늘엔 슬픈 빛의 별빛만 총총하네요 우리 착한 아이들은 “가만히..

[스크랩] 제1시집 작품 모음

제1시집 작품 모음 1. 자화상(自畵像) 최영희 하얀 종이에 파스텔로 내 얼굴을 그렸습니다 머리칼도 눈썹도 입술도 하얗게 그렸습니다 아무도 알아 보지 못하는 슬픈 나를, 하얀 눈물을 그렸습니다 아무도 내 슬픔은 알아 보지 못했을 겁니다 그 속엔 나만이 알 수 있는 슬픔이 있습니다. 2. 이상(理想) 최영희 오늘 아침이라도 새가, 파랑새가 내 창가를 난다면 나는 고요히 새의 집을 지으리라 울타리 안에는 푸르고 싱싱한 정원을 들이리라 그리고 창을 열어 두리라 파랑새, 하늘을 날아 오르는 자유로움 위해 날마다 날며, 날며 물어들인 하늘조각도 푸른 가지 위에 걸어두리라 그리고 창가로 가 숲을 가득 넣은 우전녹차 향에 가슴을 적시며 기다리리라 새들이 즐거이 노래 할 수 있는 내 이상 理想의 푸른 날. 3. 폐 선..

[스크랩] 제 3시집 [시간의 증계 위에서] 작품 모음(72편)

1,우수 날에 최영희 우수 날 요란한 새 소리 내게 다시 봄이 왔음을 알리려 함이려니 뽀릉, 뽀릉, 뽀르릉 사랑스러운, 그래, 너는 봄 문을 열고 나는 詩門을 열어보자, 2, 진달래 최영희 소백산이 줄달음치다 툭 떨구고 갔다는 두악산 봄이면 두악 산자락 진달래 내 가슴 젖도록 피었네 산은 분홍빛 나는 진달래가 좋았네 이 산 저 산 슬픔을 피워 좋았네 그리움 피워 좋았네 봄이면 봄마다 산마다 들마다 진달래 피기 시작하면 가슴은 다시 젖네 내 어린 진달래꽃물로. 3, 내 생(生)이 꽃이었다면 최영희 내 생(生)이 꽃이었다면 들에 산에 피는 풀꽃이었을 게다 스치는 바람도 구름도 사랑인 줄 알고 방긋이 웃는 산(山) 냄새 풀 냄새 풀풀 나는 풀꽃이었을 게다. 4, 봄 최영희 아름다운 나의 사랑 봄아! 나는 이리..

[스크랩] 제2시집[또 하나의 섬이 된다](77편) // 제 13회 영랑문학상 수상 시집

1) 늙은 호박 속을 가르며 최영희 딸아이 해산 부종을 빼려 늙은 호박을 샀다 꼭지를 위로 두고 오분의 사쯤에 칼을 댔다 쩍-, 가르고 나니 벌건 피가 뭉쿨! 솟아오른다, 뜨겁다 한 움큼 물컹한 얽히고설킨 살점을 뜯어내며 어머니 그 속을 보았다 사리처럼 옹이 박힌 여자의 사랑 법 어머니… 늙은 어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