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희 시인의 방

겨울로 가는 길

詩人 설백/최영희 2021. 4. 29. 17:06

겨울로 가는 길

 

                詩;최영희

 

수북이 낙엽으로 쌓인

숲길을 따라

성근 가지로 선 나무들

난 지금

사랑하는 마음으로 이 길을 가고 있다

 

어느 詩낭송회장에서

노(老)시인이 불던

오카리나의 맑은 음색, 그리고

푸른 날 새들이 살아 낸

전설 같은 이야기가

수런수런 들리는

빈 숲길

 

내게 주어진 고적한 이 시간이여! 

 

나는 무엇을 그토록 사랑 했을까

무엇을 그토록 목 말라 했을까

 

귓결에 들리는

어미를 쫓아 이 길을 떠났을 산새소리

길가에 선 저 감나무도

아직은 곰 익은 감하나

떨구지 못하고 있구나

 

겨울로 가는 길목.

 

- 2008.4. 18 발행 시집[또 하나의 섬이 된다]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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