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희 시인의 방 353

나비야

나비야//최영희 나비야!세상이 너무 넓다너의 그 작은 날개로 날아 내기엔이 넓고 넓은 세상내일은 다시 어디를 날까훨훨 날아 보자가다 보면 꽃밭도 만나고 풀밭도 만나겠지이슬이 내린다네 집이 어디이냐, 집이 없나 보다풀숲에서 그대로 밤하늘 별을 헤고 있구나어느 역사(驛舍) 한쪽너를 닮은 가지런히 잠든 발가락그때 그 발가락지금처럼 슬펐다. Carry & Ron - I owe you

별들의 나라

별들의 나라 설백, 최영희 별빛이 저리도 아름다운 걸 보면저 별들이 사는 나라는아름다운 이들만이 갈 수 있는 나라인가 봅니다나는 언젠가는 그 아름다운 이들을 만나러 그 나라를 찾아가겠습니다길가에 홀연히 피었다 진 꽃들이 그렇고꽃 같던 나의 어머니가, 그리고 사랑하는 이들이 그렇게 홀연히 떠난 걸 보면분명히 내 그리운, 별이 된 이들만이 모여 사는 나라가 있을 겁니다별들의 나라가 있을 겁니다나는 언젠가는 그 나라를 찾아가겠습니다별이 된, 그리운 이들을 만나고 싶습니다.

우리 이렇게 늙어 갑니다

우리 이렇게 늙어 갑니다 설백 최영희딸아!아빠 예쁘지? 귀엽지?치과 발치 후 치료 전앞니가 몽땅 빠진 아빠 사진을 보냈다내가 봐도 합죽한 그 웃음맑다, 아이만 같다지금 내 눈에 당신은 여든 살의 아기여보, 우리 이제 이렇게 늙어가나 봅니다다시 아기가 되어 가나 봅니다. * -남편 생전 인풀란트 위해 발치 후 쓴 글 지금 보니 가슴이 아프다.-

그대와 나 이승에서의 마지막 대화

그대와 나 이승에서의 마지막 대화 최영희 54년 함께한 삶 이야기도 많았지 사랑했지 행복했지 가는 길 아무도 모른다지만 예기치 않은 응급실행 중환자실 3일 만에,,, 새벽 4시 46분 따르릉 ~~~ 여보! 밤새 어땠어? 힘들었어~~~ 여보! 나 당신 없으면 못 사는 거 알지? 알~지 힘들어도 잘 견디고 치료 잘 받아~~~ 알았~어~~~ 이 절절함이 그대와 나의 이승에서의 마지막 말이었다.

나는, 지금 어디쯤 가고 있을까 

나는, 지금 어디쯤 가고 있을까 최영희 둥둥! 구름이 떠간다 내가 간다 어느 세상에서부터 왔는지 어디쯤 가고 있는지 아마도 그 빠르기는 빛의 속도였지 싶다 나는 오늘도 바람의 등에 업혀 스치듯 지나는 나의 삶의 시간과 공간을 통과하고 있다 멀리 보이는 세상의 풍경은 고요한데 저- 세상 안에 꽃은 여러 번 피었다 지고 바람도 여러 번 오고 갔나 보다 나의 사랑은 어느 때쯤인가 별을 헤며 노래하던 시간도 눈빛 마주한 분홍빛 사랑도 어느새 은하의 길처럼 아득하다 아-, 그랬구나, 그랬구나! 나는 내 어머니 아버지 사랑스러운 딸이었다 가꿈 많은 소녀였다가 사랑하고 사랑하는 연인이었다 가행복한 엄마였다가,,, 아름다웠다고 말하고 싶은 나의 삶이여! 시간이여 !아-, 여기는 어디쯤인가. Dmitry Metlits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