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억새꽃을 노래한다 억새꽃을 노래한다 // 최영희 지나는 길 낮은 언덕이었지 싶습니다 산, 들, 바다 한 해 동안의 모든 생각이 누워 잠이 드는데 끝내 스러지지 못하는 소리 없는 하얀 빛 목 울림, 눕지도 주저앉지도 못하는 억새꽃 당신을 보았습니다 바람에 너풀거리는 여인의 치마자락 같은 고요한 슬픔을 보았습니다 .. 최영희 시인의 방 2009.11.30
[스크랩] 11월 은행나무 길 ♡ 11월 은행나무 길 //최영희♡ 어느 심성 고운 여인의 조용조용한 음성으로 풀어내는 生의 이야기를 듣는 듯한, 11월 황금빛, 은행나무 길을 걷는다 책갈피를 넘기듯 여인은 다음 이야기를 할 때는 그 이야기는 조용히 길 위로 내려놓는다 이것은 꿈이요, 이것은 희망이었어요 그리고 이것은 환희요, .. 최영희 시인의 방 2009.11.14
[스크랩] 시인(詩人) 시인(詩人) 최영희 시인의 가슴엔 슬픔이 많다 때론 푸른 하늘을 보고도 조롱히 열린 열매를 보고도 바람에 출렁이는 나무들의 몸짓을 보고도 애증처럼 밀려왔다 밀려가는 바닷가 파도를 보고도 그들의 슬픔, 그리고 아픔을 본다 시인의 가슴엔 사랑이 많다 작은 풀잎의 흔들림으로 그 풀잎의 마음을 .. 최영희 시인의 방 2009.11.10
[스크랩] 야시장이 서던 날 야시장이 서던 날-// 최영희 우리 아파트 단지는 일 년에 한 번 정도 야시장을 연다 야시장이 들어오면 자정이 넘도록 갖가지 물품을 펼쳐놓고 어른 아이, 모두 함께 아이가 된다 해가 지면 하나 둘 하늘의 별을 따다 매다는 듯 전구마다에는 불이 들어오기 시작한다 번쩍번쩍, 윙윙 돌아가는 하늘 자동.. 최영희 시인의 방 2009.11.04
[스크랩] 가을의 詩 가을의 詩 // 최영희 저 虛虛한 공간에 한 수씩 적어 내는 가을의 무언의 詩 나는 가을만치 시를 쓸 수 없어 가을 내내 筆을 들지 못했다 가을이 써내는 묵언의 서정抒情 하늘 가운데 구름 한 점이 임의 虛虛함이라면 나는 ( ,,,, )표로 대신할까 어제 지나온 하얀 갈대 숲길이 떠나는 임의 아쉬움을 말하.. 최영희 시인의 방 2009.10.22
[스크랩] 하늘에도 별, 땅에도 별 하늘에도 별, 땅에도 별 최영희 도시는 침묵으로 있고 지하철 광장에서 쏟아져 나오는 저 하나하나의 외로운 별들 좀 봐! 나도 결국 저 무수한 별들 가운데 하나의 별일뿐이지 우리 모두는 지하철이나 광장 등에서 서로 이렇게 어깨가 닿고 혹, 눈빛이 마주쳤다 해도 하늘에 별이 그렇듯 어딘가로 흩어.. 최영희 시인의 방 2009.09.22
[스크랩] 좀 가난한 풍경이면 어떠랴 좀 가난한 풍경이면 어떠랴 최영희 도심 속 외진 곳 옹기종기 풀들이 모여 있다 나는 가끔 친구 집을 찾듯 이곳을 찾는다 소박한 저들의 늦은 만찬 좀 화려하지 않으면 어떠랴 토끼풀은 토끼풀대로 쑥부쟁이는 쑥부쟁이대로 나름으로 푸르고 꽃도 피웠다 푸른 잎 사이로, 꽃잎 사이로 저들만의 이야기.. 최영희 시인의 방 2009.09.14
[스크랩] 9월에 부르는 노래 9월에 부르는 노래 최영희 꽃잎 진 장미넝쿨 아래 빛바랜 빨간 우체통 누군가의 소식이 그리워진다 망초꽃 여름내 바람에 일던 구비 진 저 길을 돌아가면 그리운 그 사람 있을까 9월이 오기 전 떠난 사람아 지난해 함께 했던 우리들의 잊혀져 가는 그리움의 시간처럼 타오르던 낙엽 타는 냄새가 올가을.. 최영희 시인의 방 2009.09.05
[스크랩] Y. 그대 Y. 그대 최영희 진정, 그리웠나요 하늘에 별만큼이나 많은 사람 중 그대 진정인가 봅니다 아파트 관리실에서 걸려 온 전화 Y. 라고 하는 사람이 내 전화번호를 묻는단다 기억의 장을 넘겨보아도 그런 사람의 기억은 없다 모르는 사람입니다, 그런 사람 없다 하세요 이튿날 다시 관리소에서 전화가 왔다 .. 최영희 시인의 방 2009.09.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