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희 시인의 방

[스크랩] Y. 그대

詩人 설백/최영희 2009. 9. 4. 09:56
       
      Y. 그대
           최영희
      진정, 그리웠나요
      하늘에 별만큼이나 많은 사람 중
      그대 진정인가 봅니다
      아파트 관리실에서 걸려 온 전화
      Y. 라고 하는 사람이
      내 전화번호를 묻는단다
      기억의 장을 넘겨보아도 그런 사람의 기억은 없다
      모르는 사람입니다, 그런 사람 없다 하세요
      이튿날 다시 관리소에서 전화가 왔다
      어제 그분이 또 전화가 왔단다
      20여 년 전 셋방에 살던 사람이고
      너무 보고 싶어 찾는다고,
      셋방? 셋방?
      Y. Y. Y?,,,,
      셋방이라 하니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
      참 곱고 마음이 예쁘던 사람
      그랬구나!
      하늘에 별만큼이나 많고 많은 사람 중
      그대 나를 하나의 별처럼 가슴에 담았구나
      우리 함께한 가난했지만 따듯했던 작은 공간의 시간들,
      그래서 가끔 내가 외로울 적 밤하늘의 별 하나
      유난히 나를 바라보는 듯 반짝였구나
      그대 닮은 그대의 별이었나 보다
      참 곱고 마음이 맑았던 사람 
      잊고 살았구나! 이 삭막한 세상, 그대처럼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할 줄 아는 
      아름다운 사람도 있었다는 걸.
      
      
출처 : 시가 있는 서정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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