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야시장이 서던 날 야시장이 서던 날-// 최영희 우리 아파트 단지는 일 년에 한 번 정도 야시장을 연다 야시장이 들어오면 자정이 넘도록 갖가지 물품을 펼쳐놓고 어른 아이, 모두 함께 아이가 된다 해가 지면 하나 둘 하늘의 별을 따다 매다는 듯 전구마다에는 불이 들어오기 시작한다 번쩍번쩍, 윙윙 돌아가는 하늘 자동.. 최영희 시인의 방 2009.11.04
[스크랩] 가을의 詩 가을의 詩 // 최영희 저 虛虛한 공간에 한 수씩 적어 내는 가을의 무언의 詩 나는 가을만치 시를 쓸 수 없어 가을 내내 筆을 들지 못했다 가을이 써내는 묵언의 서정抒情 하늘 가운데 구름 한 점이 임의 虛虛함이라면 나는 ( ,,,, )표로 대신할까 어제 지나온 하얀 갈대 숲길이 떠나는 임의 아쉬움을 말하.. 최영희 시인의 방 2009.10.22
[스크랩] 하늘에도 별, 땅에도 별 하늘에도 별, 땅에도 별 최영희 도시는 침묵으로 있고 지하철 광장에서 쏟아져 나오는 저 하나하나의 외로운 별들 좀 봐! 나도 결국 저 무수한 별들 가운데 하나의 별일뿐이지 우리 모두는 지하철이나 광장 등에서 서로 이렇게 어깨가 닿고 혹, 눈빛이 마주쳤다 해도 하늘에 별이 그렇듯 어딘가로 흩어.. 최영희 시인의 방 2009.09.22
[스크랩] 좀 가난한 풍경이면 어떠랴 좀 가난한 풍경이면 어떠랴 최영희 도심 속 외진 곳 옹기종기 풀들이 모여 있다 나는 가끔 친구 집을 찾듯 이곳을 찾는다 소박한 저들의 늦은 만찬 좀 화려하지 않으면 어떠랴 토끼풀은 토끼풀대로 쑥부쟁이는 쑥부쟁이대로 나름으로 푸르고 꽃도 피웠다 푸른 잎 사이로, 꽃잎 사이로 저들만의 이야기.. 최영희 시인의 방 2009.09.14
[스크랩] 9월에 부르는 노래 9월에 부르는 노래 최영희 꽃잎 진 장미넝쿨 아래 빛바랜 빨간 우체통 누군가의 소식이 그리워진다 망초꽃 여름내 바람에 일던 구비 진 저 길을 돌아가면 그리운 그 사람 있을까 9월이 오기 전 떠난 사람아 지난해 함께 했던 우리들의 잊혀져 가는 그리움의 시간처럼 타오르던 낙엽 타는 냄새가 올가을.. 최영희 시인의 방 2009.09.05
[스크랩] Y. 그대 Y. 그대 최영희 진정, 그리웠나요 하늘에 별만큼이나 많은 사람 중 그대 진정인가 봅니다 아파트 관리실에서 걸려 온 전화 Y. 라고 하는 사람이 내 전화번호를 묻는단다 기억의 장을 넘겨보아도 그런 사람의 기억은 없다 모르는 사람입니다, 그런 사람 없다 하세요 이튿날 다시 관리소에서 전화가 왔다 .. 최영희 시인의 방 2009.09.04
[스크랩] 그는 백 년을 기다리진 못했다 그는 백 년을 기다리진 못했다 최영희 오- 랜 나의 옛집, 그가 끝내 풀- 썩, 주저앉고 말았단다 그대는 누군가를 오랫동안 기다려 본 적이 있는가 해가 가고 달이 가고 그리고 그 뒤 창(槍)끝 같은 바람만 스치고 지날 때 눈빛은 혼미해지고 간절함, 간절함이 마지막 촛농처럼 흐르고 나면 무너지고 마는.. 최영희 시인의 방 2009.08.23
[스크랩] 내비게이션 내비게이션 설백 /최영희 참 좋은 세상이다 원하는 어느 곳이든 쿡! 하세요. 친절한 나만의 길 안내자 내비게이션 11시 방향 좌로 2시 방향 우로 열심히 길 안내를 한다 오늘은 地名欄에 내 유년의 “그리움의 동산”을 부탁해 봐야겠다 앞산 뒷산 참꽃나무 온 산을 두른 듯한 연분홍빛 그리움 청정 별.. 최영희 시인의 방 2009.08.07
[스크랩] 제2시집[또 하나의 섬이 된다](77편) // 제 13회 영랑문학상 수상 시집 1) 늙은 호박 속을 가르며 최영희 딸아이 해산 부종을 빼려 늙은 호박을 샀다 꼭지를 위로 두고 오분의 사쯤에 칼을 댔다 쩍-, 가르고 나니 벌건 피가 뭉쿨! 솟아오른다, 뜨겁다 한 움큼 물컹한 얽히고설킨 살점을 뜯어내며 어머니 그 속을 보았다 사리처럼 옹이 박힌 여자의 사랑 법 어머니… 늙은 어머.. 최영희 詩人 시집 작품 2009.08.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