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희
임이시여! 임들은 우리들의 고향, 단양
단양역(舊)이 사라진 슬픈 역사를 아시나요?
1942년 개설되었다는 단양역! 서울의 청량리와
안동의 푸근한 인심을 이어주던 중앙선 열차
우리들의 고향, 단양역을 지나 죽령 고개를 넘을 땐
긴- 기적 소리를 내며 친구들과 놀고 있는 우리를
얘들아! 하고 정겹게 불러 주는 것만 같았습니다
충주댐의 건설(1985년)로 수몰된 고향!
선로는 이설(移設) 되고,,,
아-, 이제 더는 마을 앞, 산 중턱 기차가 달리는
그림 같은 전경과 귀에 익은 정겨운 기적 소리는
볼 수도 들을 수도 없겠습니다. 언제고 달려가면
엄마처럼 반겨 줄 것만 같던 내 고향 단양역(舊)
이제, 영원히 안녕인가 봅니다
그리운 산과 들은 오라는 듯 오라는 듯
그대로, 그대로 푸르른데.
ㅡ2021년 한국시인협회 사화집 원고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