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어머니 // 최영희 지하철역 앞 가슴팍 만한 좌판 위 고구마 몇 개 울 콩 몇 꼬투리 그리고 시린 가슴을 올려놓는다 그랬다, 우리들의 어머니 아들딸에게 다 내어 주시고 남은 건 그것뿐 그러나 누군가의 손길을 기다리는 시선 앞엔 총총한 사람들의 발끝만 지날 뿐 좌판은 진종일 시린 어머니의 가슴만 말리고 있다 파란 하늘 부끄럽지 않게 다 내어놓은 삶 주름진 미소가 슬프도록 아름답다 하늘은 맑고 잎을 지운 가로수 어머니의 쪽머리 내려 빗던 . 빗살처럼 정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