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희 시인의 방

슬프고 슬픈, 2024년도 가나 봅니다

詩人 설백/최영희 2024. 12. 31. 06:40

슬프고 슬픈, 2024년도 가나 봅니다 - 설백 최영희 봄부터 걷고 걷던 길 물이 흐르는 호만천변 산책길 많은 사람이 오고 가지만 모두가 낯선 사람들 언제나처럼 편안히 맞아 주는 건 물소리 새소리 천변가 풀잎들 고요한 듯 바람 불고 또 한 해가 가나 봅니다 54년 함께한 임이 가신 슬프고 슬픈 2024년도 이제 가나 봅니다 이쁘던 봄날도 가고 푸르고 푸른 여름 지나 햇살 좋은 가을날 갈대밭을 지날 때면 바람은 솔솔 불고 갈대꽃은 하얀 손 흔들며 슬픔은 멀리멀리 “안녕” 하세요, “안녕” 하세요 달래는 듯 달래는 듯 그, 하얀 손 잡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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