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희 시인의 방

바람이 된 집 // 최영희

詩人 설백/최영희 2019. 6. 3. 12:36


      바람이 된 집 // 최영희 나는 끝내 그를 다시 찾지 못했다 아-, 바람이 된 집, 내가 처음 세상에 올 적 내 어머니 그 지독한 산통을 지켜봐 주던 집, 허름한 흙벽으로 칠 년 뒤면 이별해야 하는 가엾은 그 어머니와 아이를 감싸 안아 주던 집 운명은, 약속이라도 되어 있는 듯 어머니는 가시고,,, 그랬다, 그 집은 슬픈 아이를 위해 철 따라, 뒤뜰엔 감꽃이요 앵두화를 피우고 여름이면, 앞마당 대추나무 푸른 가지 숲에서 들리는 매미 소리 슬픔을 달래주고 밤이면 마당 가득 별을 모아 풀벌레 소리로 잠들게 하던 집, 아-, 이제는 바람이 된 나는 끝내 그를 다시 찾지 못했다. //2019.6.3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