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희 시인의 방

[스크랩] 어느 순간 우리 그러하듯이

詩人 설백/최영희 2016. 12. 10. 08:43
          어느 순간 우리 그러하듯이 - 대 평원에서의 코끼리 마지막을 보고 詩; 최영희 장정長程의 길 한발 한발 순한 코끼리 한 마리 고요히 무릎을 꿇는다 마른 나뭇가지와 풀들은 기도드리듯 고요하고 고단하게 바다와 산을 넘어온 해는 누군가의 마지막 시간을 위해 준비한 듯 희고 검은 아름다운 휘장을 두르고 있다 내려앉는 눈꺼풀 이제 눈을 감는다 사랑, 갈증, 슬픈 기억까지 모든 무거운 짐을 내려놓듯 코끼리 누운 몸이 평화롭다 어느 순간 이 세상 살아 있는 모든 것들의 마지막처럼 아- 그래도 저 마지막 감은 눈 속 세상에서의 기억은 슬프도록 아름다우리라 그 어느 순간 우리 그러하듯이... // 2016.12.10. 수정

출처 : 시가 있는 서정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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