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희 시인의 방

[스크랩] 꽃의 나라 // 최영희

詩人 설백/최영희 2017. 5. 2. 11:43

꽃의 나라 // 최영희 단지, 그들은 한 줌의 축축한 흙과 하늘을 사랑했을 뿐이다 아침 산책길 보도블록 사이마다 풀꽃들이 목줄기만 비집고 하늘을 본다 알지 못하는 힘 센 자들에 의해 하늘이 무너지는 아픔도 알았다 그러나 누가 그들의 삶을 힘으로 누르랴 어느 마음 착한 이가 꽃을 사랑했나 보다 차들이 질주하는 도로 한 편 블록으로 울을 치고 그들만의 삼각주 마을을 세워 주었다 그곳에는 임금도 신하도 없었다 작은 꽃도 큰 꽃도 시샘도 자랑도 없었다 그냥 평화로웠다 노란 씀바귀 꽃, 패랭이꽃, 토끼풀꽃, 그리고 쑥부쟁이까지,,, 2017.5.2

출처 : 시가 있는 서정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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