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희 시인의 방

[스크랩] 천 년 사찰, 내소사에서

詩人 설백/최영희 2009. 5. 15. 21:56
출처 : 시가 있는 서정마을
글쓴이 : 설백/최영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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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 년 사찰, 내소사에서 설백//최영희 능가산자락에 자리한 내생(來生)의 염원을 담았다는 내소사를 가려면 먼저 송진 냄새로 가슴 싸-한 이 잣나무 숲을 지나야 한다 잣나무 숲 사이로 들리는 바람 소리, 독경소리 천상의 문이 열리고, 천 년의 시간은 그림자로 내 안에 드나보다 내소사 대웅전 꽃살문의 꽃들은 바람에 씻긴 채 햇살에 바래 인 채 선명하고 마당에 수문장처럼 우뚝한 수령이 천 년이라는 느티나무 한 그루 천 년의 비밀을 안은 듯, 바람에 너울너울 푸르다 대웅전 처마 밑을 돌아 나오면 돌 수반 속, 천 년 우주를 담았을까 하늘이 물에 들고, 푸른 나무그늘 사이로 연잎 위 동동 수련 한 송이 來生에 반드시 소생하겠다던 어느 스님의 넋인 양 해맑고 저, 하-얀 연꽃이 세상을 맑히는 우주라면 우주의 중심 같은 노란 꽃술 속에 안긴 벌 한 마리 저놈도 지금 내생을 꿈꾸는 중일까, 잠든 듯 고요하다 사찰을 돌아 나온, 천 년 전에도 천 년 후에도 영원할 바람이여! 바람이여! 천 년 후 나는 어디서 무엇이 되어 그대 다시 만날까나. //2009.5.15 * 내소사(來蘇寺)는 ‘내생(다음 세상)에 반드시 소생(蘇生)하겠다’는 의미심장한 뜻을 가진 사찰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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