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추나무 골 내 고향
설백 최영희
내게도 고향은 있소이다
봄이면 창 너머로 하얀 앵두꽃 소복이 피어나고
자고 나면 앞마당 감나무 감꽃 별처럼 쏟아지던 곳
전설을 노래하던 서낭당 느티나무 밑
소백산자락을 돌고 돌아 흐르는 시냇물
그 위를 가로지른 징검다리 위로
찰랑찰랑 발목을 적시던 은빛 물결
봄부터 대추나무 연초록 구름 띠를 두르고
앞산 뒷산 참꽃나무 분홍 물을 들이면
뻐꾸기도 울고 소쩍새도 노래하는
대추나무 골 참꽃나무 동네가 내 고향이라오
대추 알갱이 빨긋빨긋 물들어 오는 한가위라
고향집이 거기 오만, 나 어찌 혈혈단신이라
어머니 아버지 가시고 반길 이 없는 고향 땅
이제는 가는 길도 잊겠소
아-, 고향은, 고향은,,, 대추나무 골
내 고향은 안녕하신지. //2008.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