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렇게 오늘을 간다
-행복을 위한 레스피-
최영희
나는 오늘 하루도 변함없이
이렇게 늙어 간다
스스로 행복한, 행복한 바보
날마다 이른 새벽 눈을 뜨면 거울을 보고
마주하는 늘~ 거친 풀잎 같은 나에게
환하게 한 번 웃어 주고
‘오늘 하루도 행복할 거야, 라고
스스로 위로하는,
매일처럼 집안을 둘러봐도
20년 된 냉장고와 전기밥솥
30년 된 장롱 그 자리에 여전하고
40년이 훌쩍 넘은 평생지기
내 곁을 지키니
이 편안함,,,
오늘도 여전히 편안할 거야
나는 오늘도 그렇게 늙어 간다
예전이나 지금처럼 길을 가다
떨이! 떨이! 매장을 만나면
몇천 원에 바지 하나 티셔츠 한 장 사고
행복해하는 내 모습이 이쁜
나는 행복한 바보!
돌아보고 돌아봐도
나는 날마다 행복한 가난뱅이
게다가 뒤늦게 시인이란
귀한 이름 하나 얻었으니
괜찮은 시 한 수 건지면
무엇을 더 바라리.
출처 : 시가 있는 서정마을
글쓴이 : 설백/최영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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