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人 설백/최영희
2005. 3. 30. 17:47
사월이 슬픈 건
詩;雪白/최영희
사월이 슬픈 건
그대,하얀 빈자리 때문만은 아닙니다
별이 하나씩 사라지듯이
내 곁에 있던 소중한 것들이 사라져가고
사라져 가는
터 밭 능금나무의 속으로 익는
능금 냄새라던가
무릎까지 치켜올린
치마 밑 종아리까지 간지럽히던
앞 도랑 징검다리 짖궂은 물살이라던가
냇물에서 잡았던 물고기가
내 손에서 빠져나간 아쉬운
기억 때문만은 아닙니다
사월이,
사월이 슬픈 건
눈부시게 푸른 저 햇살이
서러워서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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