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의 나라 // 최영희
단지, 그들은
한 줌의 축축한 흙과 하늘을 사랑했을 뿐이다
아침 산책길 보도블록 사이마다
풀꽃들이 목줄기만 비집고 하늘을 본다
알지 못하는 힘 센 자들에 의해
하늘이 무너지는 아픔도 알았다
그러나 누가 그들의 삶을 힘으로 누르랴
어느 마음 착한 이가 꽃을 사랑했나 보다
차들이 질주하는 도로 한 편
블록으로 울을 치고 그들만의
삼각주 마을을 세워 주었다
그곳에는 임금도 신하도 없었다
작은 꽃도 큰 꽃도
시샘도 자랑도 없었다
그냥 평화로웠다
노란 씀바귀 꽃, 패랭이꽃, 토끼풀꽃,
그리고 쑥부쟁이까지,,, 2017.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