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가을이 슬프네
최영희
2016년 11월, 11월이 슬프네
가을이 슬프네
거리마다 산마다 붉게붉게 타오르던
나무 나무들이여!
지금 저 바람에 쓸려가는 잎잎마다는
그대들 하나하나의 사랑이었을 게다
봄내 여름내 그대들도 우리만치
조국의 하늘을 땅을 그리고 삶을
사랑하고 또 사랑했을 게다
잎을 틔우는 푸른빛에서 보았네
그대들의 욕심 없는 소망을 꿈을
거리에 산에 숲에서 보았네
순리를 지키며 소명을 다하는
그대들 착하고 선한 모습을
가을은 깊어 가고
아- 나무들이여!
그대들도 이 처연한 가을이 슬픈가
붉은 잎 뚝! 뚝!
너와 나 우리는 지금 길잃은 마음
지금 제 이는 바람은 어디로 불까나
어디로 불어 갈까나
멀리 보이는 하늘은 푸르고. // 2016.1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