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희 시인의 방

[스크랩] 서정주 생가에서 // 최영희

詩人 설백/최영희 2016. 8. 30. 09:17

 

서정주 생가에서

 

                        최영희

 

1915, 전북 고창의 자그마한 초가집

으앙~, 하고

힘찬 울음소리 들렸을 때만 해도

그 아가,

대한민국 만인의 가슴을 울리는

서정시인 나심이라,

아무도 몰랐을 거다

앞마당 깡충깡충 뛰어다니다가

마당 가 우물 안 자신의 얼굴 비춰보며

신라 가시내의 이름을 가만가만

혼자서, 혼자서, 불렀을지 모른다

동짓달 즈믄 밤엔 꿈에 그린 임의 눈썹

-알게 씻어, 아- 그때부터

하늘가에 심고 심으셨나 보다

저만-치 산마루 시인님 계시고, 

"오셨는가"라고 반겨 주실 것만 같은데

추녀 아래, 벽에 새긴 "冬天"의 맑고 맑은

시어만이, 임이신 듯 반기시네.  // 2016.7.28

 

출처 : 시가 있는 서정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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