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래의 세상
-여름밤 피서지에서 손주들에게-
최영희
기계음 소리 자동차 굴러가는 소리
사람과 사람들이 부딪히면서도
체온이 전해지지 않는
콘크리트 건물들이 사람과 사람 사이를
철통같이 막아선 곳
아이야!
이곳만이 우리가 사는 세상이 아니다
더 멀리 더 높이 보아라
아이야!
본래 세상은 참 아름다운 곳이다
물소리 새 소리
산과 들, 그리고 하늘을 보아라
저 평화로움,
곡식과 풀과 꽃들은 다투지 않고도
제 몫으로 자라고, 영글고
밤이 되면,
태양은 별과 달에 하늘을 내어주고
평화로운 휴식을 한다
아이야!
이 고요한 밤에 들려오는 작은 풀벌레 소리
제 방의 조그만 창에 걸터앉아 부르는
천상의 소리 같은 노랫소리 평화롭지 않느냐
물고기도 잠든 듯 고요하고
별들이 호수 속으로
싸락눈처럼 쏟아져 내릴 것만 같은
이 여름밤의 이야기
세상 속 고달픈 너희
꿈의 고향으로 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