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희 시인의 방

[스크랩] 그 섬

詩人 설백/최영희 2010. 4. 8. 11:37

            그 섬
            - 동백섬, 지심도(只心島)- //최영희

            장승포 앞바다
            동백섬 지심도(只心島)
            내가 갔을 적 총 인구가 33명이라는 작은 섬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섬이 마음 心자를 닮아 지심도라는데
            섬이 온통 동백나무로 숲을 이루어
            동백섬이라는데
            12월 초부터 동백꽃이 피기 시작하면
            3월쯤이면 섬은 온통
            붉은 꽃 섬이 된다는데, 그리움인지 슬픔인지 모르겠다

            동백섬에는 사람 사는 이야기보다 동백꽃 이야기가 더 많다
            그래서인지 사람들은 동백나무 아래 집을 짓고
            아이를 낳으면 아이는 새처럼 나는 연습을 한다
            새처럼 날기를 바라다 끝내 바다를 날아 어디론가 날아가 버린다
            새처럼 날아간 아이들은 돌아오지 않는다
            사람은 나면 가고 다시 나면 가고
            떠나는 자는 모른다, 보내고 남은 자의 쓸쓸함이 얼마나 큰지
            동백은 파도 소리로 설움 달래고
            지나다 들리는 바람에 외로움 실어 육지로 보내고 보낸다
            그래도 아직은 밤이면 근근이 몇몇 불 밝히는 집이 있어
            백 년, 이백 년 긴긴 세월 칠흑 같은 밤 죽을 만치 외롭지만은 않았다
            꽃을 피울 수 있었다, 동백섬에 가보라 섬에 올라보면
            사람 사는 이야기보다 동백꽃 이야기가 많다
            내가 갔을 적에도 섬은 동백 이야기로 온통 붉어 있었다.

            * 예술문화 나눔<좋은세상><내가 사랑하는 섬>주제. 출제시
            출처 : 시가 있는 서정마을
            글쓴이 : 설백/최영희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