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희 시인의 방

[스크랩] 시인(詩人)

詩人 설백/최영희 2009. 11. 10. 05:31



시인(詩人) 
최영희 
시인의 가슴엔 슬픔이 많다 
때론 
푸른 하늘을 보고도 
조롱히 열린 열매를 보고도 
바람에 출렁이는 나무들의 몸짓을 보고도 
애증처럼 밀려왔다 밀려가는 
바닷가 파도를 보고도 
그들의 슬픔, 그리고 아픔을 본다 
시인의 가슴엔 사랑이 많다 
작은 풀잎의 흔들림으로 
그 풀잎의 마음을 읽는다 
꽃잎을 지우는 꽃나무의 
마음의 소리를 마음으로 듣는다 
그리고 함께 아파한다 
그래서 이 땅에 많은 시인들은 
함께 나눈 그 슬픔을, 아픔을, 사랑을 
하얀 백지 위에 문자로 남긴다 
그것은, 
가슴으로 부르는 사랑의 노래이다.